2월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50.2원에 마감하며 다시 1,450원 선을 넘어섰다. 전 거래일보다 4.8원 오른 것으로, 장중 한때는 1,459.4원까지 치솟아 1,460원을 위협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1,430~1,460원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원화 가치가 대략 1%가량 더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가을 이후 고환율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다. 작년 9월 1,380원 안팎이던 환율이 연말에 1,480원 수준까지 올라섰고, 2025년 연간 평균 환율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외환 당국은 달러를 팔아 환율을 방어하고,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를 통해 달러 수요를 완화하는 등 방어에 나섰지만, 원화 약세 흐름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번 1,450원대 재진입 배경에는 대외·대내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기술주 급락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위험자산을 피하고 달러 등 안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커지며, 원화의 약세 압력이 가해진 것. 동시에 국내 투자자와 연기금의 해외 주식·채권 매입이 늘면서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수요가 계속된 것도 요인이다.
미국 재무부는 1월 말 보고서에서 ‘최근 원화 약세는 한국 사람들이 해외 주식에 많이 투자하는 것과 관련된 독특한 현상’이라며, 지금의 원화 값 하락이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역시 우리 경제의 성장률과 경상수지 등을 감안할 때 원화가 과도하게 약세라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고환율이 일시적 충격인지, 새로운 일상인지’에 대한 논쟁이 커지는 가운데, 원화의 체급과 우리 경제의 체력을 둘러싼 논의도 함께 뜨거워지고 있다. _월간 <유레카> 508호(202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