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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상실'에 대한 열 편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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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스무 살에서 스물두 살 즈음, 소설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단편 소설을 몇 편 쓰고 공모전도 내고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모두 형편없기 짝이 없는 글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문학에 대해서 아는 것이 더 없었고, 사실 배우려는 의지도 없었다. 그냥 별 고민 없이 내면에 있는 별로 유쾌하지 않은 마음들을 마구 끄집어내기만 했다. 당연히 보기 좋은 글은 아니었다.

사실 진짜 ‘괜찮은’ 단편소설을 한 편 완성하고 싶다는 욕망은 아직도 내 안에 있다. 그래서 매년 한두 번씩은 늘 꾸준히 뭔가 쓰려고 시도한다. 그리고 열심히 쓰다 보면 반드시 ‘내가 뭔가 엄청난 걸 쓰고 있는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한 번쯤은 찾아온다. 그러다가 다음날 일어나서 읽어보면 세상에서 제일 형편없는 글처럼 느껴진다. 그 마음을 이겨내고 꾸역꾸역 써야지 뭔가를 완성할 수 있을 텐데, 나는 늘 그 마음 앞에서 쓰는 일을 멈추게 된다. 자꾸 보는 눈은 높아지고, 부족한 점만 많이 보인다.

꼭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는 시기에는 단편소설을 읽게 된다. 소설을 읽는 건 즐거움도 주지만 공부가 되기도 하니까. 앤드루 포터의 단편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을 처음 읽은 건 열심히 글을 쓰던 이십대 초반 무렵이었다. 지금이야 가물가물하지만 그때도 분명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작년 10월, 다시금 단편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찾아왔을 때 엄마 집에서 이 책을 발견해서 집으로 가져왔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오랜 친구를 만나는 기분으로 페이지를 펼쳐서 읽어가기 시작했다.

* 앤드루 포터 지음|김이선 옮김 | 문학동네 펴냄

열 편의 상실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