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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실험

선한 목적을 위해서라면

부정한 돈을 써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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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스토리

A는 심장재단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있다. 특히 이 재단에서는 경제적인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하고, 이를 위해서 모금 활동도 열심히 해왔다. A는 누구보다 청렴하고 윤리적인 사람으로, 재단의 도움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 심장병 어린이를 보면서 자신이 하는 일에 큰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오고 있다.

그런데 재단 사정이 해를 거듭할수록 예전 같지 않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모금 활동을 해도 결과가 빈약하고, 기부도 부쩍 줄었다. 인플레이션, 고유가에 일자리 부족 등이 계속돼온 탓이다. 재단 운영은 점점 어려워져 근근이 재단 활동을 이어갈 무렵, 큰 문제가 닥쳤다. 일곱 살 유정이의 수술이 3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유정이는 선천성 심장병을 안고 태어났고, 두 살 무렵부터 재단의 지원을 받아 여러 차례 치료를 해왔다. 수술하고 다 나으면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꼭 운동회에 나가고 싶다고 했다.

A가 유정이의 수술 지원을 맡아온 지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만큼 유정과 정이 많이 들었다. 만일 3일 안에 돈을 구하지 못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A는 유정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과거 재단에 기부한 이력이 있는 기업인들에게 연락을 돌렸지만 수술비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속이 바싹바싹 타고 있던 참에 P기업이 100억 원이라는 큰돈을 심장병 어린이를 위해 써달라며 기부를 한 것이다. 심장재단은 이 기부금으로 재단 내에 따로 기업 회장의 이름을 넣은 ‘어린이 심장재단’을 만들 생각이었다. A는 이 소식에 너무나 기뻤다.

그런데 다음날, 신문에는 P기업의 기부에 대해 비판하는 기사가 실렸다. P기업은 투자회사인데 최근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히고 이득을 얻은 사건에 연루되었고, P기업은 회사 이미지 세탁을 위해 선행하듯 기부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재단은 기부의 목적이 순수하지 않다고 판단, 이름을 기리는 재단의 설립계획은 일단 철회했다. 재단이 이 기부금을 받는다면 유정이의 수술은 가능해지고 더 많은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부정한 방식으로 얻은 돈이 선행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