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로 시작하는 노래 알지? 맞아, 이날치의 노래야. 2026년 수능 국어영역에서 이 노래가 나와서 화제가 됐어. 사실 이건 판소리 ‘수궁가’의 일부인데 이 부분이 시험에 딱 나온거야. 이날치의 노래가 연상돼 집중력이 흐트러졌다는 수험생도 있었다는군.
어쨌든 옛날 사람들에게 호랑이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였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야. 호랑이를 큰 개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천만에, 호랑이는 보통 몸무게 250kg, 키 250cm로 엄청나게 큰 동물이야. 앞발로 한 대만 제대로 가격당해도 뼈가 부서지고, 한번 핥기만 해도 고기에서 뼈를 분리할 수 있다고 해. 너무 무서운 존재다 보니 두려움에 존경심이 덧붙여져 마침내 산군(山君) 즉, ‘산의 임금’이라는 이름을 얻었어. 당연히 산군이 인간을 가르치고 꾸짖는 소설도 있을 법 하지 않겠어? 바로 박지원의 <호질(虎叱)>이 딱 그런 소설이야. 호질은 ‘호랑이의 꾸짖음’이라는 뜻이고. 이 소설을 희곡으로 꾸며볼게.

부하들: 의원은 입에다 온갖 풀을 머금어서 살과 고기가 향기롭습니다. 무당은 날마다 목욕 재계하기 때문에 고기가 깨끗합니다.
호랑이: 의사를 뜻하는 醫(의원 의)는 疑(의심할 의)와 같다. 스스로도 의심스러운 처방으로 많은 사람을 죽게 했다. 또 무당을 뜻하는 巫(무당 무)는 誣(무고할 무)다. 귀신을 핑계로 없는 말을 지어 내 사람들을 속이고 겁줘서,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헛되이 죽어 간다. 죽은 사람들의 원한이 독으로 변해서 의사와 무당의 몸에 축척되어 있어 먹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