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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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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사유

과학자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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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리틀 보이’라는 이름의 폭탄이 떨어졌다. 인간이 만든 가장 강력한 불꽃이었다. 폭발이 일어난 중심에서 온도는 태양의 표면에 가까운 수천, 수만 도에 이르렀고, 공기는 순식간에 밀려나며 도시 전체를 집어삼키는 폭풍이 되어 되돌아왔다. 불은 더 이상 따뜻함이 아니었다. 그것은 모든 것을 지워버리는 빛이었다.

3일 뒤, 나가사키에는 ‘팻 맨’이라는 또 하나의 폭탄이 떨어진다. 두 번째 태양이 인간이 살고 있는 또 하나의 도시 위에 떠올랐다. 두 도시에서 사망한 사람은 20만 명을 넘어섰다. 그 대부분이 몇 달 사이에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이 숫자는 그날의 사건을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피부는 녹아 내렸고, 물은 사라졌으며, 살아남은 이들의 몸속에서는 보이지 않는 죽음이 오랫동안 진행되었다. 방사능은 세포를 파괴하고, 시간에 걸쳐 병을 만들어냈으며, 다음 세대까지 영향을 남겼다. 그날 사라진 것은 단순한 생명이 아니었다. 하나의 도시, 하나의 삶의 구조, 하나의 세계가 통째로 지워졌다.

인간은 그날, 자연의 에너지를 단 한 순간에 응축시켜 세계 하나를 끝낼 수 있는 존재가 되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우리는 여기서 멈춰 서게 된다. 이것은 단지 전쟁의 이야기인가, 아니면 과학이 도달한 어떤 지점의 이야기인가?

인간을 죽이는 도구가 되기도 한 불, 신화 아닌 현실의 물음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주었다. 그 불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었다. 인간은 음식을 익혀 먹고, 밤을 밝히고, 추위를 이겨냈다. 그러나 같은 불은 인간을 죽이는 도구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불을 가져다 준 존재에게 있는가, 아니면 그것을 사용한 인간에게 있는가? 이 질문은 낯설지 않다. 다만 우리는 그것을 더 이상 신화 속에서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다시 묻게 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