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의 여파로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사재기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헤럴드 경제의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의 경우 3월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 간 하루 평균 270만 장이 판매되었는데, 이는 지난 3년 간의 하루 평균 판매량인 55만 장의 5배 정도다. 종량제 봉투는 폴리에틸렌으로 만드는데, 최근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폴리에틸렌의 원료인 나프타의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종량제 봉투의 가격이 오르거나 품귀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는 매일 재고를 점검하면서 추가 발주 등으로 물량 소진에 대비하는 한편, 현재까지 종량제 봉투 물량은 충분하고 가격 인상은 없을 테니 사재기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전체 기초지자체 가운데 절반 이상이 6개월치 이상의 종량제 봉투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당장 종량제 봉투가 부족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일부 종량제 봉투 제조업체의 원가 인상 요청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종량제 봉투의 소비자 가격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에 종량제 봉투 가격이 2~3배 오를 가능성은 없다고 한다.
나프타 수급이 안 되면서 ‘포장재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포장재 가격 급등과 품귀 현상이 외식업체, 배달업체, 전통시장 상점들로 확산 중이다. 비닐봉투는 외식업 운영의 필수품목이라 수급 불안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한편 농번기 농민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비닐하우스 비닐이나 멀칭 비닐 가격 상승이 가파르고,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장 농업과 생필품 유통에 지장이 없도록 비축 물량을 늘리고 수급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중장기 대책은 없어 보인다. _월간 <유레카> 510호(202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