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에니악(ENIAC)이라는 전자식 컴퓨터가 등장했다. 에니악은 1초에 5,000번의 덧셈을 할 수 있을 만큼 빠르고, 프로그램을 바꿔가며 여러 종류의 계산을 할 수 있었다. 에니악은 진공관 1만 8,000개에 무게가 30톤에 달하는 거대한 장치로 방 하나를 가득 채운 하나의 ‘전자 두뇌’처럼 보였다. 사람 대신 복잡한 계산을 해 주는 ‘계산하는 기계’를 보고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이 무렵 수리 논리학, 연산 이론, 인공두뇌학, 정보이론 등 인간의 사고과정을 수식과 회로로 설명하려는 연구들이 진행됐다.
인공지능 혹은 컴퓨터의 초기 역사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인물이 수학자 앨런 튜링이다. 그는 뇌가 수많은 신경섬유로 이어져 만들어졌으며, 사람의 마음은 이것들의 네트워크 결합에서 생긴다는 점에 관심을 가졌다. 1950년, 튜링은 <계산 기계와 지능>이라는 논문에서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공개적으로 던지고, 튜링 테스트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튜링 테스트는 기계에 지능이 있는지를 판별하고자 고안된 것이다. 테스트는 간단하다. 관찰자가 컴퓨터와 사람과 번갈아 대화하면서 컴퓨터의 반응을 인간의 반응과 구별할 수 없다면 컴퓨터에 지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완벽한 검사는 아니지만 어느 누구도 이보다 더 나은 검사 방법을 성공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AI와 대화하고 작업하면서 꼭 사람 같다고 느낄 때가 많은 지금, 튜링테스트가 얼마나 시대를 앞선 개념인지 놀라게 된다. 튜링은 기계가 단순히 계산만 하는 도구를 넘어서, 언젠가 인간처럼 생각하고 대화할 수도 있다는 상상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제시한 사람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