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하고 동그란 로봇청소기는 혼자 집안을 돌아다니며 먼지를 빨아들이고, 청소가 끝나면 자기 집으로 돌아가 스스로 먼지를 비우고 충전한다(위의 사진이 로보락 사로스 Z70). 제법 똑똑해보이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로봇청소기 최대의 단점은 장애물이다. 카펫이나 전선을 넘어 다니지 못하고, 바닥에 양말 같은 게 있으면 빨아들였다가 입구가 막혀 작동을 멈추기도 한다. 그래서 로봇청소기를 돌리기 전에 사람들은 바닥에 있는 물건들을 모두 치운 다음 작동시킨다. 일반 진공청소기도 양말을 빨아들여 입구가 막히는 건 같지만, 로봇청소기는 ‘로봇’이니 이런 저런 장애를 너끈히 해결하길 기대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2025년 1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에서 로보락이 새로운 로봇 청소기(사로스 Z70)를 선보였다. 겉모습은 일반 로봇청소기와 비슷한데, 바닥에 떨어진 양말, 수건, 휴지, 슬리퍼 같은 물건들을 만나면 상단 부분이 열리면서 로봇 팔이 등장한다. 끝에 집게 손이 달려 있어 장애물을 집어 미리 지정된 장소나 수납상자에 치우고 청소를 계속한다. 이 제품은 시판 중인데, 최대 300g의 물건을 집어 올릴 수 있고,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해 최대 108개의 품목을 구별할 수 있다. 청소도 청소지만, 어질러진 바닥을 대신 정리해 주는 로봇이 등장한 셈이다.
2026 CES에서는 또 다른 놀라운 로봇청소기가 등장했다. 드리미의 ‘사이버 X’는 계단 앞에서 본체에 숨겨 있던 4개의 다리를 펼쳐 계단을 오르내리며 청소한다. 바퀴 달린 다리가 움직이며 최대 25cm 높이의 계단을 오를 수 있다. 계단뿐 아니라 경사로와 경사면, 곡선 계단, 나선형 계단, 카펫이 깔린 계단 등을 모두 이동할 수 있다. 동영상으로 팔 달린 로봇청소기, 다리 달린 로봇청소기의 모습을 확인하니, 로봇과 함께 하는 세상이 저절로 그려졌다.
이 로봇청소기가 작동하는 원리를 알아보자. 우선 앞에 장애물이 있는지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로봇청소기들은 일단 장애물에 부딪힌 후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으면 진행방향을 바꾼다. 하지만 이 로봇청소기는 부딪치지 않고 전방에 장애물이 있다는 걸 인식한다. 카메라로 주변을 촬영해 사물을 구별하고, ‘라이다(LiDAR)’라는 센서로 거리를 측정한다. 라이다는 레이저 빛을 쏘아 물체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재서 거리를 정확히 파악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에도 사용되는 이 기술 덕분에 로봇청소기는 장애물을 피해 다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