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의 기본은 소득이다. 국가와 가정은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한 사람의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공을 들인다. 준비를 마친 청년들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자 기업의 문을 두드린다. 헌데 최근 몇 년 동안 취업문이 계속 좁아지고 있는데다 청년 고용률마저 연속적으로 하락 추세다. 제조업, 건설업 등의 부진도 있지만 ‘AI 확산’으로 인한 일자리 쇼크를 빼놓고 말하긴 어렵다.
한국은행이 AI 확산이 청년층(15~29세) 일자리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2025년 10월 30일 발표), 최근 3년간(2022.7~2025.7) 청년층 일자리가 21만 1000개 감소했는데, 98.6%에 달하는 20만 8000개가 ‘AI 노출도 상위 업종’에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AI 노출도 상위 업종’이란 말이 어떤 분야를 구분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인공지능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어떤 산업군에서든 AI 노출이 확산 중이란 점을 고려하면 큰 의미가 없는 말 같다. 법무·회계·프로그래밍·금융 분야의 고학력·사무직 채용도 줄어들었다. 취업을 해서 한 단계씩 경험을 쌓고 경력을 이어가야 하는데 그 첫 번째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어렵게 취업이란 관문을 통과한 청년들의 마음도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언제 AI로 대체될지 자신할 수 없다. 일자리에 대한 깊은 불안감이 청년들의 가슴에 도사리고 있다.
물론 이런 불안감이 청년에게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 세계 일자리의 약 40~60%가 AI의 영향을 받을 것이며, 그중 상당수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AI는 이미 은행 창구, 우편, 계산원, 행정, 비서와 같은 사무 업무를 감소시키고 있다. AI는 법률, 금융, 의료 등 특정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고숙련 업무도 수행할 수 있어서, 법률법인과 회계법인도 신
입직원 채용을 줄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AI는 작가,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같은 창의적인 직업에도 타격을 입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