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방산이 화제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럽은 러시아의 침략 위협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는 안보 위협에 국방비를 증강하고 무기 도입을 서둘러야 했다. 이때 한국으로부터 K-2 전차 등을 수입했다. 지난 해에는 9조 원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 같은 사실에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폴란드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며 유럽에는 전차로 유명한 독일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월드컵이 열리면 독일 축구팀을 ‘전차 군단’이라고 표현하는데, 독일의 전차 제조 기술이 뛰어나서 붙은 별명이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차를 앞세운 전술이 뛰어났고, 무엇보다 전차를 만드는 기술력도 앞서 있었다. 전차의 본고장이라 할 만한 독일이 이웃에 있음에도 폴란드는 한국의 K-2 전차 수입을 결정한 것이다. 독일의 선진적인 전차 제조 기술을 무기 하나 제대로 못 만들던 대한민국이 해방 이후 80년 만에 따라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을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역사적 요인을 추정해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공식적으로 휴전 상태이다. 휴전이라는 것은 전쟁을 쉬고 있을 뿐, 종전이 아니란 얘기다. 1953년에 6·25 전쟁을 중지하는 정전 협정을 맺은 이래로 한반도는 늘 전쟁의 공포에 시달려 왔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과거에는 북한이 청와대에 있는 대통령을 죽이려고 휴전선을 넘어서 특수 부대를 투입한 일도 있고, 과거 버마(지금 국호는 미얀마)에 대통령이 외교 방문을 했는데 그 동선에 폭탄을 설치해 정부 관료들이 몰살당한 일도 있었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시작하면서는 북한 당국자가 남한을 불바다를 만들어 버리겠다는 극언을 하여 전쟁 위기가 고조되기도 했다.
요즘 학생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20세기를 살았던 사람들은 전쟁의 공포를 상시적으로 느끼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남과 북의 격차가 워낙 커져서 북한의 침략에 의한 전쟁 가능성은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한반도는 세계에서 전쟁 위협이 큰 지역 중 하나이다. 이것이 K-방산의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전쟁 위협에 항시적으로 시달렸으니 무기 개발을 게을리할 수 없었고, 경제 성장과 함께 무기 제조 기술이 더욱 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