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올해는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장애인 부모들이 오체투지 시위에 나섰다. 지난해 숨진 영화감독 고(故) 김창민 씨 사건의 부실 수사를 규탄하고 재수사와 엄정처벌을 요구한 시위였다.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1시 무렵, 김 감독과 발달장애 아들이 함께 경기도의 한 식당에서 식사 중이었다. 그날 김 감독은 발달장애 아들의 행동에 대해 옆자리 손님들이 시끄럽다고 항의하면서 시비가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집단 폭행을 당했다. 가해자들은 김 감독을 식당 구석으로 몰아세우고 무차별 폭행을 가했고, 나중에는 김 감독을 식당 안팎으로 끌고 다니며 추가 폭행을 가했다. 사건 발생 후 한 시간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김 감독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같은 해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유가족의 뜻에 따라 심장, 간장, 신장 등 장기를 기증해 네 명에게 새 생명을 나눠주고 세상을 떠났다.
가해자 6명이 한 명에게 일방적인 폭행을 가했음에도 사건은 ‘쌍방폭행’에 따른 상해사건으로 판단, 가해자 중 한 명만 피의자로 입건하고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구속연장 신청도 잇따라 기각돼 가해자들은 일상 생활을 이어갔다.
이 사건은 이후 ‘장기 기증 후 떠난 영화감독’의 이야기로 알려지면서 유족들이 ‘가해자가 한 명이 아니며 수사 방향이 이상하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언론매체들이 CCTV 영상과 진료 기록을 통해 ‘폭행에 따른 뇌출혈’ 정황을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초동수사 부실과 축소 수사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기사를 접한 장애인 부모 단체들은 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차별, 폭력, 수사기관의 편견이 뒤섞인 사건으로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며 부실 수사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_월간 <유레카> 511호(202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