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다’는 말은 일상생활 중 크게 세 가지 상황에서 쓰인다. 첫 번째는 물리적으로 지저분한 것들을 설명할 때. 먼지가 가득 쌓여 있는 선풍기, 김칫국물이 묻은 옷, 음식물 쓰레기가 쌓여 있는 주방 등을 ‘더럽다’고 표현한다. 두 번째는 감정을 표현할 때. 우리는 마땅찮고 불쾌한 상황을 맞닥뜨리면 종종 ‘기분이 더럽다’고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타인의 언행이 나쁜 경우에도 더럽다는 말을 쓴다. 이를 테면, ‘저 사람은 말을 왜 저리 더럽게 해?’라는 식.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는 악취, 길바닥에 뱉어 놓은 침, 하수구를 타고 다니는 쥐와 바퀴벌레, 청소되지 않은 비위생적인 화장실…. 이런 것들을 보면 우리의 몸은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킨다. 미간을 찌푸리며 코를 막고, 고개를 돌리거나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난다. 판단과 반응, 행동이 일사천리다.
이런 물리적인 더러움은 본능적인 거부감을 일으킨다. ‘인간이 더러운 것을 싫어하는 이유?’ 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는 질문이다. 그냥. 싫으니까. 보기만 해도 기분 나쁘니까. 더러움에 대한 우리의 감정은 단순히 싫다는 감정을 넘어 ‘혐오’에 가깝게도 느껴진다.
더러움에 대한 이런 감정은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걸까? 진화심리학자들은 이 감정 뒤에 흥미로운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말한다. 더러움에 대한 인간의 혐오 반응은 질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생존전략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