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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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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해설

《삼대》

30년대 서울의 만석꾼, 조씨 삼대를 해부하다

근대 사실주의 문학의 대가 염상섭이 메스를 쥐고 서울의 이름난 만석꾼 조씨 집안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해부한다.
1대 조의관, 2대 조상훈, 3대 조덕기.
부자간, 조손간의 세대간 갈등과, 돈을 둘러싼 인간 군상의 욕망과, 시대를 풍미했던 젊은 사회주의 운동가들의 불신과 반목이 어지럽게 얽혀 당대 한국사회사를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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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읽기

가족사 안에 풍요롭게 담은 30년대 전후의 한국사회사 


대하소설을 방불케 하는 이 한 편의 소설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부터 늘어놓고 시작한다. 

이야기의 무대는 서울, 때는 3.1운동이 끝난 1920년대부터 30년대, 서울의 만석꾼 가문의 장손 조덕기가 유학을 떠나려는 때로부터 다시 귀국한 6개월 남짓의 짧은 시간 동안 조씨(趙氏) 가문을 중심으로 한 여러 인물들이 얽히고설키며 일으킨 여러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한마디로 염상섭의 《삼대(三代)》는 제목 그대로 거부 조씨 집안의 할아버지(조의관)와 아버지(조상훈), 아들(조덕기) 3대의 가족사다.

그런데 이 가족사가 만만치 않다. 소설은 시대순을 무시하고 세 세대간의 갈등을 한 상에 차려놓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으뜸으로 눈에 들어오는 주요리는 할아버지, 아들, 손자 3대를 중심으로 한 가족 내 갈등. 이들은 저마다의 세대가 대표하는 이념과 사상이 달라 갈등하는데, 이 갈등의 뿌리에는 1대 조의관이 일군 부(​富​), 즉 ‘돈’이 앙버티고 있다. 그리고 돈을 향한 인물들의 투쟁은 막바지에 이르면 막장드라마, 혹은 이전투구가 돼버린다. 가족 간의 갈등이 주요리라면, 구미가 당기는 서브요리는 덕기의 친구 김병화를 중심으로 젊은 사회주의자들이 식민지 통치당국과 벌이는 투쟁과 사회와 개인의 삶 사이에서 하는 고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