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억이든 아니든, 우리나라는 베트남과 이런저런 인연이 많아.
그런데 막상 베트남 역사라 하면 생소하다는 생각부터 들지도 모르겠어. 왜냐면 베트남 역사는 세계사 시간에도 따로 접하기 어려웠을 테니.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베트남 역사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비슷한 점이 많거든. 다른 나라의 침략이 잦았고, 그걸 물리치는 과정이 반복됐어. 오랜 시간 남북으로 갈려 있기도 했고. 지난한 과정 끝에 그 어렵던 남북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는 점에서 베트남 사람들은 자국 역사에 자부심을 갖고 있어.
사실 베트남의 영토가 지금처럼 된 건 불과 200년 전 얘기야. 지금의 남쪽 지역은 예전에 캄보디아 땅이었거든. 호치민 시에 베트남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건 17세기의 일이야. 1620년대에 베트남 북부에서 일어났던 전쟁으로 그곳 사람들이 피난을 오면서 이곳에 베트남 사람들이 하나둘 살기 시작했고, 17세기 후반에는 이곳을 지배하고 있던 캄보디아 왕조의 힘이 약해지면서 베트남 땅이 되었어.
그 이후에도 약 100년 동안 남북으로 왕조가 따로 세워졌어. 북쪽은 찐(Trin) 씨, 남쪽은 응웬(Nguyen) 씨 가문으로 나뉘어 있었거든. 이들은 서로 세력 확장을 위해 남쪽 영토를 차지하려고 전쟁을 벌였어. 그래서 베트남의 영토는 남쪽으로 넓어지게 되었어. 1802년에야 응웬 왕조를 중심으로 통일 왕조가 세워졌어. 이때 청나라에서 ‘비엣(越南) 남’이라는 국호를 받았는데 바로 오늘날의 ‘베트남’이 된 거지.
그런데 북부와 남부의 왕조는 경쟁적으로 영토 확장을 하는 과정에서 외세를 끌어들였어. 북부의 찐 씨는 덴마크, 응웬 씨는 프랑스를 끌어들였어. 이는 나중에 프랑스의 지배를 받는 원인이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