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읽기 |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 사람들과 호탕하게 소통하고 싶은 마음, 그런 마음이 늘 가득하지만 여간 어렵지가 않다. 그래서 우리들은 마음을 닫고, 웅크리기도 하고, 크고 작은 것들에 상처받기도 한다. 철학자의 서재로 찾아간, 구부정한 자세의 청년은 우리의 대변자다. 청년은 오랫동안 품어온 커다란 고민의 뭉치를 별것 아닌 듯이 말해치우는 철학자에게 맞선다.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를 따라 읽다가 보면 언뜻언뜻 내 모습이, 지금 내가 취하고 있는 상황과 동작과 행동들이 보이면서 생각이 깊어진다. 얕은 위무로 가득한, 그냥 그런 심리학 책이 아님을 명심할 것.
《미움받을 용기》는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을 전달한 플라톤의 《대화편》 형식을 좇아, 철학자와 청년이 주고받는 대화의 형식으로 쓰여졌다. 철학을 전공하고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한 기시미 이치로와 그에게 배우며 공동으로 책을 집필한 고가 후미타케의 관계가 그대로 적용된 형식이다. 청년은 “인간은 변할 수 있다, 세계는 단순하다,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는 철학자의 주장을 도무지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다. 철학자는 그런 청년에게 아들러 심리학을 소개한다. 프로이트의 이론이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괴로움의 원인을 찾는 결정론이라면, 아들러의 이론은 삶은 우리가 과거의 경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결정되며 인생이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라는 목적론이다.
인생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불안과 공포 때문에 집에 틀어박혀 나오지 못하는 친구도 그가 선택한 것이냐며, 청년이 화를 낸다. 철학자는, 그는 밖으로 나가지 않겠다는 목적을 위해 불안과 공포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쐐기를 박는다. 철학자는 ‘적면 공포증’으로 좋아하는 남자에게 고백을 못하던 환자의 예를 든다. 그 여학생 역시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이 필요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고백한 후에 좋아하는 남자가 보일 반응에 대해 두려웠기 때문에 고백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가 필요했던 것이라고. 자신을 싫어하는 청년 역시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결과가 어떻든지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중요한데, 자신의 단점에만 주목하고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받아야 할 상처가 두려워서 하는 변명에 불과하다고 일침을 놓는다.
또 어떤 이들은 ‘불행 자랑’을 늘어놓는데, 이는 자신의 불행을, 자신을 ‘특별’하게 보이기 위한 무기로 휘두르는 것이고, 불행이라는 무기로 상대를 지배하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사람은 불행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철학자, 하지만 이쯤 되면 거의 독설에 가깝다. 행복을 선택하기만 하면 되는데 우리는 대체 뭐가 잘못되어 불행을 선택했다는 말인가. 궁금한 사람은 책을 읽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