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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의 꿈, 우정총국

지금은 편지보다 택배 물량이 압도적이지만, 우체국 덕에 무언가를 어디든 보낼 수 있는 거야. 우리나라에서 현대 우편서비스가 시작된 건 1884년, 우정총국이 문을 연 때부터였어.  하지만 그해 말, 우정총국은 나라를 뒤흔든 사건의 무대가 됐고 20일 만에 사라져버렸어. 우정총국이 문을 열던 당시를 신문으로 재구성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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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4년(고종 21년) 11월 18일 

우정총국 공식 출범, 신식 우편업무 정식 개시   
한성~인천 간 시범도입, 향후 전국으로 점진적 확대예정 

민간 우편사업을 담당할 우정총국이 정식 개국한다. 오늘부로 민간에서도 한성에서 인천까지 약 이틀 만에 우편을 보낼 수 있게 됐다. 
문호 개방 후 미국, 유럽과의 교류가 많아지고 신문물 유입도 많아지면서, 새로운 우편 제도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런 흐름에 부응해 올해 3월 말 설치가 결정되었다. 4월에 고종 임금은 우정총국 설립을 정식 허가하는 칙령을 내렸다. 우정총국 본사는 옛 전의감(典醫監, 궁중 의약업무를 담당하는 관아) 건물을 사용하게 된다.      
우정총국 총판(지금의 장관에 해당)에는 참의(參議, 1급 관리관)를 지낸 홍영식을 내정했다. 홍 총판지명자는 평소 우편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 작년(1883년) 미주에 외교사절단으로 갔을 때 현지 우편제도를 수차례 견학했다. 또 우정총국의 설립 허가를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설치가 확정된 올 3월부터 관련법 마련과 조직 구성 등 준비의 총 책임을 맡았다.    
새 우정사업은 한성과 인천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점차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배달은 한성에서 인천까지 약 이틀 소요되며, 우편요금은 거리에 관계없이 동일하다. 단, 한성 내 배달은 반값을 적용한다.



1884년 12월 5일 

우정총국 축하연 ‘아비규환’   
화재 발생 뒤 괴한 습격 이어져, 민영익 대감 외 사상자 속출 

4일, 의문의 우정총국 습격 사건이 발생했다.   
우정총국 개국 축하연이 끝날 때쯤인 10시경, 주변 민가에서 의문의 화재가 발생했다. 곧바로 혼란을 틈타 정체불명의 무리가 축하연에 참석한 조정의 고위 관리들과 외국 인사들을 습격했다. 이번 사건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전의 조카인 민영익 대감도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민 대감은 생명에 이상은 없지만 중상을 입어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임금과 중전은 취침 도중 김옥균의 연락을 받고 경우궁으로 피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우궁은 일본군의 경비 아래 있어 후속 소식이 원활하게 전해지고 있지 않다. 
한편 오늘 새벽, 긴급 내각 교체 발표가 있었다. 새로운 인사는 개화파부터 왕가 인척, 흥선대원군 계열까지 각계각층의 인물로 구성되었으며, 주요 요직에는 개화파 인물이 포진해 있다. 축하연에 참석했던 익명의 한 관료는, 주로 수구파 대신들이 인명 피해를 입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이들을 노린 계획적 테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화재 역시 괴한 무리가 신호용으로 방화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