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남북이 나뉘어 있는데다 석유 자원도 없고 국토도 좁다. 국방안보, 에너지안보, 식량안보는 언제나 세심하게 정비해야 할 문제들이다. 왜냐하면 당장 그런 위급한 일이 터질 확률은 낮지만,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나면 피해가 엄청나고 국가적으로 큰 혼란과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식량위기는 안전하고 영양 있는 식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위기를 초래하는 것이다. 식량안보는 역으로 어떤 상황에서든 이를 공급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하지만 식량안보의 경우 개인(가정), 국가, 세계 등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식량안보를 위한 요건이 달라진다. 국가를 주체로 보면 식량안보 요건은 식량 생산능력, 비축, 식량수입이 가능한 대외신용, 외환보유 등을 뜻한다.

1997년 한국 경제는 외환위기라는 큰 고비를 지났다. 이때 식량위기도 함께 겪었다는 걸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외환 부족과 대외신용도가 추락해서 사료곡물을 비롯한 곡물 수입이 일시 중단됐다. 그 결과 상당수의 가축이 굶어죽고, 축산 농가들이 도산했으며, 밀, 콩, 옥수수 가공제품의 가격이 급등했다. 그나마 쌀 자급률이 높아 사회 혼란을 덜 겪었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에서는 쌀부족 사태로 시민폭동이 일어났다.
21세기에 와서 국지적으로 전쟁 등으로 인한 기아 참사가 있긴 해도 기근으로 인한 사망률은 눈에 띄게 줄었다. 인류가 식량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과연 이런 상황이 계속될 수 있을까? 아주 낙관적이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