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AI 면접 평가 프로그램은 공인 영어 말하기 시험과 유사해. 미리 세팅된 AI 면접 평가 프로그램에 접속해 아이디(혹은 응시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프로그램 안내에 따라 마이크와 카메라 상태를 확인한 후 질문에 답하면 돼. 다만 공인 영어 말하기 시험과 다른 점은, 계속해서 지원자의 모습을 녹화한다는 점이야. 지원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계속 점검하여 커닝하는 등 ‘부정행위’를 하지 않는지 확인하고, 만약 의심되는 행동을 하면 즉시 결과에 반영해. AI 면접관이 단순히 정해진 질문만 나열하는 것도 아냐. 사람이 진행하는 면접과 유사하게 지원자의 답변 내용을 분석해서 꼬리 물기 질문도 해.
이렇게 진행된 AI 채용 면접 결과서에는 블라인드 위반 답변 개수와 유형, 주요 답변 구절 및 답변 내용평가, 빈출 표현 및 단어, 버벅거린 횟수, 시선 이탈 횟수 등이 상세하게 적혀 나와. 여기서 ‘블라인드 위반 답변’이란 자신이 누군지 알게 하는 말을 한 경우야. 예를 들어 ‘제 아버지는 김◯◯으로, ◯◯회사에 다니십니다’와 같은 말이지. 이런 답변을 잡아내는 이유는 특정 인물에 대한 특혜를 없애고 형평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야.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2021년 기업 19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AI 채용 면접을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이 확정된 기업이 58.9%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어. 현재 AI 면접을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기업도 15.2%였지. 즉, AI 면접을 적용했거나 도입을 예정한 기업의 비중이 전체에서 무려 74.1%를 차지한 셈이야. 아예 AI 면접을 도입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곳은 25.9%에 불과했어. 대기업들도 AI 면접을 도입하고 있어.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유니클로, 일동제약, 한미약품 등이 현재 AI 면접을 도입한 기업들이지.
하지만 AI 면접이 대세라고 보기는 일러.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 채용 이슈 조사’ 결과를 2022년 7월 19일에 발표했는데, 조사에 따르면 AI 면접을 활용하는 회사는 752곳 회사 중 52곳에 불과했어. 또한 AI 면접 결과를 채용에 반영하는 기업은 31곳뿐이었어. 대기업과 중견기업 둘 다 AI 면접 결과가 정확성 측면에선 떨어진다고 여겼기 때문이었어(부정평가가 긍정평가의 2배였어). 그러다보니 AI 면접과 함께 대면 면접을 진행하는 곳이 대부분이야. 하지만 현재 AI 면접을 활용하는 기업들은 효율성 측면에선 만족도가 높아서 앞으로도 사용할 것 같다는 대답이 84%가 넘었어.
AI 의 빅데이터에 근거한 판단은 인간의 판단보다 더 정확합니다. 인간은 판단 과정에서 선입견이나 편견이 작동하기 쉽지만, AI 는 그렇지 않습니다. AI 는 지원자의 스펙이나 대화 내용뿐만 아니라 표정이나 시선처리, 목소리의 높낮이 등을 분석하여, 인간의 눈과 귀보다 훨씬 정확하게 지원자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원자가 부정행위를 하고 있는지, 거짓말을 하는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알맞은 역량을 얼마나 갖추었는지 등 면접관이 주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정보들 역시 알아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