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성향의 두 캐릭터가 부딪히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매력이 넘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예시는 《슬램덩크》의 강백호와 서태웅이다.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뛰어난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열정으로 승부하는 강백호와 전형적인 천재면서 자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서태웅. 시리즈 내내 둘은 티격태격하다가 마지막에 단 한 번 하이파이브를 한다. 그리고 그 장면은 둘의 다른 면모가 부각되는 동시에 맞물려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킨다.
<두 교황>을 보면서 그 둘이 떠올랐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에서 선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 그리고 그 뒤에 교황이 된 추기경 베르골리오(프란치스코 교황)는 강백호와 서태웅만큼이나 다르다. 수호해야 할 전통 가톨릭 가치의 범위,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신학을 바라보는 관점 등 둘은 모든 부분에서 생각이 다르다. 그럼에도 결국에는 서로 친구가 된다. 무엇이 그걸 가능하게 했을까? 아마 삶의 관점이 달라도 가톨릭을 위한 둘의 진심은 같았기 때문일 것이다.
2005년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가 서거하자, 전국의 추기경들은 새 교황을 뽑기 위해 바티칸 시국으로 모여든다. 선임 교황인 바오로 2세는 종교 간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는 등 선망받는 인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피임 반대, 여성 사제 반대 등의 보수적인 가톨릭 입장을 고수하면서 새로운 세대가 교회를 등지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르헨티나의 추기경 ‘호르헤 베르골리오’는 이런 상황에 비판적이었다. 그는 ‘교회가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믿고 누구보다 절실하게 교회를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면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였던 추기경 ‘요세프 라칭거’는 베르골리오보다는 성 요한 바오로 2세에 더 가까운 인물이었다. 가톨릭이 유구한 역사 동안 지켜온 전통과 규칙을 잃어버리는 순간 교회는 타락하고 말 것이라는 입장. 전통 가치의 수호인가, 교회의 전면적 개혁인가. 추기경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